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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그 운세, 왜 내 얘기 같을까

바넘 효과, 누구에게나 맞는 말을 내 얘기로 믿는 심리

발행

별자리 운세가 실린 신문과 성격 검사 결과지가 커피잔 옆에 놓여 있다

바넘 효과(Barnum effect)는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막연한 성격 묘사를 나만을 위한 정확한 설명으로 믿는 경향입니다. 브리태니커(Britannica)에 따르면 바넘 효과는 '포러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운세가 유난히 내 얘기 같다면, 그 문장이 옆 사람에게도 맞는지 한 번 따져 볼 만합니다.

운세를 믿으시나요? MBTI는요? 저는 쌍둥이자리에, ESFJ입니다. 아침에 휴대폰으로 쌍둥이자리 운세를 읽으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ESFJ 설명을 읽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싶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이 정말 김상식만을 위한 문장일까요?

바넘 효과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누구에게나 맞는 말이 내 얘기처럼 들리는 현상"입니다.

  • "겉으로는 밝지만, 속으로는 불안할 때가 있다"
  •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만,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 "아직 다 꺼내 보이지 못한 능력이 있다"

이런 문장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어느 정도 맞습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마다 "딱 내 얘기다"라고 느끼기 쉽습니다.

누가 처음 실험으로 보여 줬을까

미국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입니다. 옥스퍼드 레퍼런스(Oxford Reference)에 따르면 포러는 1949년 이 현상을 처음 실험으로 보여 줬습니다.

실험은 간단했습니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성격 검사를 한 뒤,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지를 나눠 줬습니다. 결과지의 문장은 대부분 점성술 책에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학생 39명은 이 결과지의 정확도에 5점 만점에 평균 4.26점을 줬습니다. 같은 반 친구와 결과지를 바꿔 봤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바넘'이라는 이름은 몇 년 뒤인 1956년, 다른 미국 심리학자가 붙였습니다. 이름의 주인공은 19세기 미국의 흥행사 P. T. 바넘입니다. 바넘은 서커스로 대중을 사로잡은 인물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말솜씨를 그의 이름에 빗댄 것입니다.

포러의 1949년 실험. 학생 39명이 성격 검사를 본 뒤 모두 똑같은 결과지를 받고 정확도에 평균 4.26점(5점 만점)을 줬다

운세는 왜 다 내 얘기 같을까

신문 운세는 사람을 열두 별자리로만 나눕니다. 한 별자리에 수많은 사람이 들어갑니다. 그런데도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딱 내 얘기"라고 느낍니다. 운세 문장이 누구에게나 맞을 만큼 넓게 쓰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MBTI도 믿으면 안 될까

그렇게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이어스 앤드 브릭스 재단(The Myers & Briggs Foundation)에 따르면 MBTI는 네 가지 선호 쌍(E–I, S–N, T–F, J–P)으로 사람을 나눕니다. 같은 재단은 결과를 받은 사람이 상담을 통해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유형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봅니다.

다만 유형 설명 안에도 누구에게나 맞는 문장이 섞일 수 있습니다. MBTI가 맞다, 틀리다를 다투기보다 그런 문장을 골라 읽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무 탁자 위에 집게로 세워 둔 카드 다섯 장

오늘 바로 써먹는 법

  • 이름 가리고 보여 주기 — 결과 설명에서 유형 이름을 지우고 친구에게 보여 주세요. 친구도 "내 얘기네"라고 하면 바넘 문장일 가능성이 큽니다
  • 양쪽 다 말하는 문장에 표시하기 — "때로는 외향적이고 때로는 내성적이다" 같은 문장은 누구에게나 맞습니다
  • 채용·평가에는 참고만 하기 — 회의실에서 사람을 판단할 때는 결과지보다 실제 행동과 대화를 먼저 봅니다

마치며

저는 여전히 쌍둥이자리이고, ESFJ입니다. 운세와 MBTI를 읽는 재미도 그대로입니다. 다만 다음에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싶은 문장을 만나면, 그 문장이 친구에게도 맞는지 한 번 물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