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하면, 아무도 안 합니다
링겔만 효과, 사람이 늘수록 각자 덜 애쓰는 현상

링겔만 효과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 사람이 내는 힘이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1986년 성격·사회심리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프랑스 농업공학자 막시밀리앙 링겔만은 1880년대에 이 현상을 측정했고 1913년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회의는 정말 해결되지 않는 사항이 있을 때, 머리를 맞대고 풀기 위해 모이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하루 업무 시간을 대부분 회의실에서 보내는 조직도 적지 않습니다.
참석자는 열 명인데 말하는 사람은 두세 명뿐입니다. 나머지는 노트북을 열어 둔 채 고개만 끄덕입니다. 회의가 끝나면 "그래서 이건 누가 하기로 했죠?"라는 메시지가 단톡방에 올라옵니다. 100년도 더 된 줄다리기 실험이 지금의 회의실과 꽤 닮아 있습니다.
링겔만 효과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사람 수만큼 힘이 늘지는 않는다"는 현상입니다. 두 사람이 당기면 두 배의 힘이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적게 나옵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사람이 늘수록 커집니다.
- 조별 과제에서 다섯 명 중 한두 명이 대부분을 맡게 되는 일
- 단톡방 공지에 "누군가 답하겠지" 하고 아무도 답하지 않는 일
- 참석자가 많은 회의일수록 결론 없이 끝나는 일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1인당 힘은 얼마나 줄어들까
8명이 함께 당기면 한 사람의 힘은 혼자일 때의 절반 아래로 떨어집니다. 같은 논문에 따르면, 널리 인용되는 링겔만의 표에서 1인당 힘은 혼자일 때를 100%로 놓고 이렇게 줄어듭니다.
- 2명: 1인당 93%
- 3명: 1인당 85%
- 8명: 1인당 49%
여덟 명이 모여도 전체 힘은 혼자일 때의 4배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표가 정확히 어떤 과제에서 나왔는지는 링겔만이 밝히지 않았다고 논문은 지적합니다. 정확한 숫자보다는 "줄어든다"는 방향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손발이 안 맞아서일까, 덜 애써서일까
둘 다이지만, 덜 애쓰는 쪽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링겔만 자신은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는 '조정 손실'을 주된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세이지(SAGE) 사회심리학 백과사전에 따르면, 1974년 연구자들은 링겔만의 줄다리기를 다시 실험했습니다. 참가자 일부는 여럿이 함께 당긴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혼자 당기고 있었습니다. 혼자 당기는데도 힘이 줄었습니다. 타이밍 문제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결과였습니다.
같은 백과사전에 따르면, 이후 이렇게 여럿 속에서 힘을 덜 쓰는 현상에는 '사회적 태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오늘 바로 써먹는 법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임원들은 일주일 평균 약 23시간을 회의에 씁니다. 1960년대에는 10시간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링겔만 효과를 줄이는 연습도 회의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참석자 줄이기 — 결정에 꼭 필요한 사람만 부르면, 한 사람의 발언과 책임이 또렷해집니다
- 담당자를 이름으로 적기 — FORRT 오픈 사회심리학 교재는 사회적 태만을 줄이는 방법으로 분명한 개인 역할, 구체적인 목표, 개인의 기여가 보이는 피드백을 꼽습니다. 회의 끝에 결정 사항과 담당자 이름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시작이 됩니다
- '풀 문제'가 있을 때만 모이기 — 공유만 할 내용은 문서로 돌리고, 함께 풀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모입니다
마치며
회의는 정말 해결되지 않는 사항이 있을 때, 머리를 맞대고 풀기 위해 모이는 자리입니다. 업무 시간을 회의에 다 써 버리는 대신, 꼭 필요한 사람이 모여 꼭 필요한 문제를 푸는 자리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여덟 명이 당겨도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살아 있는 팀이 결국 더 멀리 간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