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가 되라고 배웠습니다
파레토 법칙, "결과의 80%는 20%에서 나온다"는 말은 사실일까

파레토 법칙은 결과의 대부분이 소수의 원인에서 나온다는 경험 법칙으로, 흔히 "결과의 80%는 원인의 20%에서 나온다"고 표현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법칙이 아니라, 많은 현상에서 관찰되는 경향입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1890년대에 부와 소득이 사회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소수에게 쏠리는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 법칙은 원래 "그렇게 되어라"가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쏠려 있더라"는 관찰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주구장창 들었던 법칙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상위 20%다. 80%가 되지 말고 20%가 되어라. 그러려면 지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교실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한 번쯤은 들어본 말입니다.
곧 수능입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수능 1등급은 상위 4%, 2등급까지 합쳐도 상위 11%입니다. 그 좁은 문 앞에서 "20%"라는 숫자는 꽤 무겁게 들립니다.
파레토 법칙이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결과는 소수에게 쏠린다"는 법칙입니다.
- 가게 매출의 대부분은 단골 몇 명에게서 나옵니다
- 옷장의 옷 중 자주 입는 옷은 몇 벌뿐입니다
- 회사 메일함에서 정말 급한 메일은 몇 통뿐입니다
다만 80과 20은 정해진 값이 아닙니다. 실제 데이터에서는 70:30일 수도, 90:10일 수도 있고, 쏠림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80:20은 쏠림을 기억하기 쉽게 만든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파레토 법칙은 누가 만들었을까
시작은 돈이었습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파레토(1848~1923)는 1896~1897년에 펴낸 『정치경제학 강의』에서 소득 분배의 법칙을 내놓았습니다. 부가 무작위로 나뉘지 않고, 소수에게 많이 몰리는 일정한 모양을 따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파레토 본인은 이 관찰을 "파레토 법칙"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붙인 사람은 50여 년 뒤 미국의 품질 경영 전문가 조셉 주란입니다. 주란이 1974년에 직접 쓴 글에 따르면, 그는 1940년대 후반 품질 관리 책을 쓰면서 "불량의 대부분은 몇 가지 원인에서 나온다"는 원리에 붙일 짧은 이름이 필요했고, 그래서 파레토의 이름을 빌려 왔습니다. 주란은 이를 "결정적 소수와 사소한 다수"라고 불렀습니다. 같은 글에서 주란은 이 원리를 경제 밖으로 넓힌 사람은 파레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꼭 20%가 되어야 할까
파레토 법칙은 누가 20%가 되어야 하는지 정해주지 않습니다. 쏠림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관찰을 "20%가 되지 못하면 실패"라는 경쟁의 공식으로 배웠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알게 됩니다. 학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20%의 기준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적으로는 80%에 있던 친구가 요리로, 영업으로, 손재주로 자기 분야의 20%가 되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봅니다.
주란도 나중에 "사소한 다수"라는 표현을 "유용한 다수"로 고쳐 불렀습니다. 80%도 쓸모없는 다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늘 바로 써먹는 법
파레토 법칙은 사람을 줄 세우는 데보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먼저 쓸지 정하는 데 훨씬 쓸모가 있습니다.
- 할 일 10개 중 2개에 표시하기 —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2개를 골라 오전에 먼저 끝냅니다
- 자주 생기는 문제 세어 보기 —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원인별로 몇 번씩 생겼는지 세어 보세요. 대개 몇 가지 원인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나만의 20% 찾기 — 남들이 정한 줄 말고,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적어 보세요

마치며
"20%가 되어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 말은, 알고 보면 돈이 어떻게 쏠리는지 관찰한 데서 시작했습니다. 곧 수능을 치를 수험생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20%는 하나가 아니고, 여러분의 20%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